제12화
나이
늙음을
먹어 버린 날
명절이 다가와요
새해 첫날
어머님 모시고
큰집 가서
제사 지내고
우리 집으로 오시고
주무시고
명절이 다가와요
추석 한가위
어머님 모시고
큰집 가서
제사 지내고
우리 집으로 오시고
주무시고
5월이 다가와요
어머님 생신날
어버이날
어머님 모시고
강강술래 가고
생신상차림 식사하고
꽃대골 꽃구경 가고
드라이브하고
12월이 다가와요
작년에 담근
김장김치 송송 썰고
돼지고기 넣고
숙주 넣고
두부 으깨 넣고
얼큰한 김치만두 빚어
지하철 타고
버스 환승하고
막내아들 집에 오셨죠
누구의 도움 없이
가고 싶을 때 가고
드시고 싶을 때 드시고
입고 싶을 때 입으셨던
어머님이
오늘은
팬티기저귀를 어쩔 수 없이
입으셔야 했어요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은 곳
먹고 싶지 않은 것
입고 싶지 않은 옷을
함부로 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하셨어요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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