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세상 129

"아빠는 날 사랑하기는 하는 거야?

제14화아빠는 날 사랑하기는 하는 거야?   나는 동글동글 동그라미아빠는뾰족 뾰족 세모   울퉁불퉁비포장 길을데굴데굴 굴러가는동그라미   미끌미끌아스팔트 길을쿵덕쿵덕 굴러가는세모   세모가동그라미에게매끄런 아스팔트 길을 두고왜!비포장 길을 가냐고말합니다   동그라미는세모에게울퉁불퉁한 길을데굴데굴 굴러서 가보겠다고말합니다   동그라미가동그란 두 눈을동그랗게  뜨고"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거야?"라고묻습니다   세모가뾰족한 두 귀를쫑긋 세우고"당연히 사랑하지!"라고대답합니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나라면/딸라면 2025.01.22

"택시 타고 다녀올까 봐

제11화택시 타고 다녀올까 봐   독감이다지독했던폭염보다더 지독한A형 독감이다달콩이는독감이다   밥맛이 없다입맛이 없다목구멍이 작은 것도 아닌데물을 삼킬 수 없고꿀꺽하고침조차 삼키기 어렵다열은 당연히 나고콧물도 당연히 난다달콩이는운전을 할 수 없다   하필오늘이일요일이라니식사못하시겠지약안 드시겠지어쩌란 말인가?달콩이는 끙끙 앓는 중이고알콩이는 서서히 앓아 가는 중이다   S.O.S나의 손은 알고 있다누구에게 전화를 하고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택시를 타고 다녀올까 봐""기다려 내가 갈게"온 집안에 포근한 향기가내 마음에정겨운 향기가진하게 물듭니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친정라면 2025.01.20

"빠르지 않으면 어때

제12화빠르지 않으면 어때  유치원 다닐 때였다바깥놀이 시간에친구들은재빠르게 운동화로 갈아 신고놀이터로 나갔다나는 아직 실내화를 신고 있는데 말이지   초등학생일 때였다쉬는 시간에친구들은쏜살같이 운동장으로 나가서축구를 했다나는 아직 운동장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말이지   중학생 때였다체육대회 시간에친구들은바람처럼 달려 나가서 깃발을 잡았다나는 아직 달려 나가고 있는데 말이지   고등학생 일 때에도대학생 일 때에도지금도나는여전히느리다빠르지 않다   나 아닌다른 이들은내가 느리다고 말하지빠르지 않다고 말해하지만느리면 어때빠르지 않으면 어때내 속도에 맞춰적게작게느리게살아가면 되지 뭐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민들레 홀씨 되어

제16화민들레 홀씨 되어   내 마음은작은 꽃망울이요향은없다오색도없다오뿌리에잎만 있다오   내 눈길은노란 두상화요작은 통꽃이핀다오꽃대은여리다오그대 눈길에꺾일지도 모른다오   내 바람은그대 곁에 머묾이요외로움달래주오허전함채워주오바람 타고당신 있는 곳어디든 찾아갈 거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ㄷ

나라면/18라면 2025.01.18

"마스크 착용은 필수

제13화마스크 착용은 필수   콜록콜록이 소리는   퉤 퉤 퉤이것은   독감감기다   "감기 걸리셨어요?""아니~""쉰 목소리가 나는대요""아니라니까!"   마스크를 쓴다알콩은   마스크를 안 쓴다달콩은   열이 나고몸살이 있고 근육통이 생기고코가 막히고목이 아프다   독감에걸렸다   누가달콩이가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잘 먹자

제13화잘 먹자  서류합격했고면접합격했고기획 잘했고발표당당했고기대확신했어   하지만결과불합격이야눈물뚝뚝 떨어지고부모님괜찮다 말씀하셨어   잘먹자   안심 스테이크는함초 소금후추 뿌려시즐링 후겉은 바싹속은 육즙 가득미디엄 레어로굽고  아스파라거스는방울토마토 넣고올리브유 붓고소금 살살 뿌려손으로 조물조물 달군 팬에굽고    송이버섯 2개반으로 자르고송이버섯 2개슬라이스로 채 썰고송이버섯 1개곱게 채 썰고양파 반 개곱게 채 썰어볶았어   잘 먹자   난아직열어본 문보다열어보지 않은 문이훨씬 더 많이남아 있어하나씩열어가 보자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나라면/딸라면 2025.01.17

"나이가 늙음을 먹어버린 날

제12화나이 늙음을 먹어 버린 날   명절이 다가와요새해 첫날어머님 모시고 큰집 가서제사 지내고우리 집으로 오시고주무시고   명절이 다가와요추석 한가위어머님 모시고큰집 가서제사 지내고우리 집으로 오시고주무시고   5월이 다가와요어머님 생신날어버이날어머님 모시고강강술래 가고생신상차림 식사하고꽃대골 꽃구경 가고드라이브하고   12월이 다가와요작년에 담근김장김치 송송 썰고돼지고기 넣고숙주 넣고두부 으깨 넣고얼큰한 김치만두 빚어지하철 타고버스 환승하고막내아들 집에 오셨죠   누구의 도움 없이가고 싶을 때 가고드시고 싶을 때 드시고입고 싶을 때 입으셨던어머님이오늘은팬티기저귀를 어쩔 수 없이입으셔야 했어요   누구도가고 싶지 않은 곳 먹고 싶지 않은 것 입고 싶지 않은 옷을함부로 할 수 없었어요그런데오늘은하셨어요 ..

"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제11화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왜태어났냐고?사랑을받기 위해서태어났지새하얀 눈발이허벌라게 휘날리던 날잠실나루역의아산병원에서  저녁 8시 정각오늘태어났네   누구의사랑을 받을 거냐고?당연히첫 번째는 울 할머니둘 번째는 울 엄마세 번째는 울 아빠네 번째는 울 큰엄마네 누나와 형다섯 번째는 울 16명의 외가식구들나는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났네   오늘무엇을 샀냐고?케이크를 샀어울 할머니께서가장좋아하시는달콤한과일 생크림 케이크를한 손에 들고반가워하실 할머니 생각에내 발걸음이 재촉하네   상큼한 빨간 딸기와싱그런 샤인 머스켓이새하얀 생크림 안에옴짝달짝 못하게 빠졌어엄마는초를 꽂고불을 붙이고나는한참 동안소원을 비네   쉿~!하지만내 소원은아무도 모를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아무도 생각지 못한그런 비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