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라면 1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10)

제10화아들아!어디 가고 싶니?  아들아!어디 가고 싶니?   아빠!기차 보러 가요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은아들을 위한 놀이동산이다그곳에 아들의 웃음소리가 있고아들의 수첩에 기차 역사가 기록되고아들의 스케치북에 국가유산기차가 그려진다   아들아!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대통령 전용 객차 타면대통령이 꿈이라 하고사령관 전용 객차 보고군인이 꿈이라 하고증기기관차를 타보고는기관사가 꿈이라 한다   아빠는신나서 뛰어다니는 아들을 본다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2.21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9)

제9화누워서 바라본다   학교에서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청보리 춤추는 논두렁에 벌러덩 누워양팔 뒤로 접어 팔베개하고하얀 뭉게구름 노니는 하늘을 쳐다본다   눈부심은캔디 책받침 꺼내 해님 가리고청보리로는 피리 만들어삐~소리 나는 대로 마구 불어댄다가끔은 삐리릭~ 구색 맞는 소리도 난다   누워서 바라본 하늘은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우주다마치 무중력 행성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서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바라보는 하늘과 다르다누워서 곧바로 바라보는 하늘은 나의 우주다   하늘에 무슨 모양의 구름이 떠 있는지구름의 모양이 어떤 동물로 변해가는지변한 동물들은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는지나는 한참을 누워서 바라본다   머리에 밀짚모자를 쓴 뽀글머리 엄마양이기저귀 찬 아기 양 3마리와 소풍 왔나 봐그런데조심해야 해!엄..

Art라면 2024.12.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8)

제8화간절함이 하늘에 닿다   산이 좋다참좋다   나의 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산속에 머문 나무향기를 싣고코끝으로 들어온다   수능 백일기도 중인 이웃 언니 따라 북한산 삼천사에 왔다정적만이 흐르는 고요한 산속에계곡물소리가 경쾌하다입을 크게 벌리고 힘껏 공기를 마신다코를 크게 벌리고 또 한 번 힘껏 공기를 마신다두 눈을 살며시 감아본다넓고 큰 자연을 내 마음 안으로 옮겨 놓는다   자연이 참 좋다참 좋다   대웅전 불상 앞에 섰다처음이다절하는 법을 모르니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 한다   스님의 목탁소리가 대웅전을 울리고수능 기도문을 읽는 부모의 목소리만이 들리는 이곳에서나는 기도한다한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한다앉았다 일어섰다가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한다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고 또또 바라고...나..

Art라면 2024.12.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6)_나의 꿈속엔 나만의 동산이 있다

제6화나의 꿈속엔 나만의 동산이 있다  나의 꿈속엔 나만의 동산이 있다   대나무 숲이 있고참새가 있고칡넝쿨 그네가 있고   밤나무 대추나무 감나무가 있고무화과, 자두, 앵두나무가 있고   마루가 있고강아지와 송아지와 고양이가 있고   햇살이 비추고빨랫줄에는 하얀 수건이 걸려 있다   60살에는나는 나의 동산에 살며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2.1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5)

제5화두 사람   나는 동심 화가라 하오그대는 진진묘라 하오   나는 그림이 좋소그대는 책이 좋소   나는 까치를 그렸다오그대는 동양서림을 설립했다오   나는 덕소 아뜰리에 있소그대는 용인 고택이 있소   나는 밥보다 그림 그리는 게 더 좋소그대는 밥보다 글 쓰는 게 더 좋소   나는 나무 아래에 앉아 있소그대는 나와 마주 보고 앉아 있소   나는 74세에 그대 곁을 떠났소그대는 102세에 내 곁으로 떠나왔소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1.29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4)

제4화나와 까치  용인 고택 정자에 나 홀로 앉자니눈앞의 까치 한 마리날아 가누나   지난 설날 새벽까치 소리 가장 먼저 듣고운수대통 했었네   지난 설날 아침까치 소리 우렁차게 울고귀한 손님 오셨다네   지난 설날 점심까치 소리 요란하게 듣고허풍쟁이 다녀갔었네   지난 설날 저녁까치 소리 조용해지고녹색 알 낳았다네  오늘도용인 고택 정자에 앉아 있는 나견우직녀 오작교 놓으러 하늘로 날아가는 까치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1.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

제1화장욱진 그림과의 만남 장흥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이름 세 글자장욱진 집 가족 자연그의 그림 내 마음이 따뜻해진다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눈을 뗄 수 없다하염없이 보고 또 본다 발걸음을 옮길 수 없다망부석이 되고 또 된다 그림 안에 내가 있는 듯그림 속에 내가 살고 있는 듯 덕수궁국립현대미술관 장욱진 회고전가장 진지한 고백 첫 번째 고백저항 속에서 산다 두 번째 고백발상과 방법을 가진다 세 번째 고백예술은 또 하나의 생활이다 네 번째 고백그림은 툭툭 튀어나온다 마음속으로부터...동심으로부터..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