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아들라면

"희극처럼 지냈던 시간들

클로버 세상 2024. 11. 26. 01:08

붓펜과 네잎클로버_아들라면

 

제5화
희극처럼 지냈던 시간들

 

 

1살

세상에 너무 일찍 나왔지

몸에 맞는 배냇저고리가 없었어

엄마 목소리에 까르르 웃고

아빠 숨소리에 스르르 잠이 들었어

 

 

 

2살

엄마 구두를 신고 놀았지

의자 위에 올라서서 설겆지를 했어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고

아빠 발을 잡고 흔들흔들 비행기를 탔어

 

 

 

3살

병원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았지

노란 은행잎이 떨어지고 있었어

엄마는 감사 기도를 드리고

아빠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켜줬어

 

 

 

4살

유아스포츠단에서 태권도를 배웠지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았어

엄마는 세발자전거를 밀어주고

아빠는 주말마다 내가 좋아하는 기차박물관에 갔어

 

 

5살

유치원에서 친구들을 사궜지

싱싱카를 타고 다녔어

엄마는 동화책을 읽어주고

아빠는 기타 치고 노래를 불렀어

 

 

 

8살

초등학교 운동장에 앉아 떨어지는 벚꽃을 보고 시를 지었지

아기병아리를 지극정성으로 키웠어

엄마는 햄스터 목욕 시키고

아빠는 토식(토끼)이와 놀아 줬어

 

 

14살

새 각오로 1학년 학급 반장이 되었지

신은 나에게 공부의 재능을 주지 않았어

엄마는 유아교사로 일하고

아빠는 심근경색 수술을 받으셨어

 

 

 

17살

자전거 타고 등교를 하였지

언제부턴가 나는 밀리터리 덕후가 돼 있었어

엄마는 적성에 맞는 대학을 알아보고

아빠는 대학입시 실기시험장까지 차로 태워다 줬어

 

 

 

20살

5시 30분에 일어나 학교 통학버스를 타고 다녔지

대학교 인근을 탐방하고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어

엄마는 이른 새벽밥을 차려주고

아빠는 통학버스 타는 곳까지 태워다 줬어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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