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누가 대신 울어 줄까
나의 사랑이 아프고
나의 사람이 가여운 건
그 스스로 울질 않기 때문이다
현관문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모른다고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안 나온다고
냉장고 냉동실에서 물이 흘러내린다고
김치 냉장고 전원이 안 들어온다고
다짜고짜 화부터 내시는
어머님의 신경질적인 전화 때문에
나의 사랑이 아프고
나의 사람이 가여워진다
지난겨울
대설주의보 내리고
매서운 눈발까지 휘몰아치던 날 밤
난방이 안된다는 어머님의 전화받고
급한 대로 전기장판을 들고 간
나의 사랑이 슬프고
나의 사람이 걱정되었다
추웠던 겨울이 그렇게 가고
순풍 봄바람이 또 그렇게 불고
연초록 여름이 무정하게 지나고
스잔한 가을바람이 또 무정하게 가고
나의 사랑이 버티고
나의 사람이 견디는 건
그 옆에 우는 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는 울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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