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내편라면

"누가 대신 울어 줄까

클로버 세상 2025. 1. 6. 20:06

붓펜과 네잎클로버_내편라면

 

 

제11화
누가 대신 울어 줄까

 

 

 

나의 사랑이 아프고

나의 사람이 가여운 건

그 스스로 울질 않기 때문이다

 

 

 

현관문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모른다고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안 나온다고

냉장고 냉동실에서 물이 흘러내린다고

김치 냉장고 전원이 안 들어온다고

 

 

 

다짜고짜 화부터 내시는

어머님의 신경질적인 전화 때문에

나의 사랑이 아프고

나의 사람이 가여워진다

 

 

 

지난겨울

대설주의보 내리고

매서운 눈발까지 휘몰아치던 날 밤

난방이 안된다는 어머님의 전화받고

급한 대로 전기장판을 들고 간

나의 사랑이 슬프고

나의 사람이 걱정되었다

 

 

 

추웠던 겨울이 그렇게 가고

순풍 봄바람이 또 그렇게 불고

연초록 여름이 무정하게 지나고

스잔한 가을바람이 또 무정하게 가고

 

 

 

나의 사랑이 버티고

나의 사람이 견디는 건

그 옆에 우는 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는 울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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