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18라면

"견딜 수 있는 외로움 / 참을 수 없는 눈물

클로버 세상 2024. 12. 5. 16:40

붓펜과 네잎클로버_18라면

 

제12화
견딜 수 있는 외로움
참을 수 없는 눈물

 

 

혼자 영화관에서 첩보영화를 보고

혼자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고

혼자 아트센터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고

조금 쓸쓸하다

많이 외롭다

지금 나는

외로움을 견디는 연습 중이다

 

 

 

혼자 눈오는 날 차가운 눈을 맞고

혼자 비오는 날 젖은 빗길을 걷고

혼자 강풍부는 날 버스를 기다리고

조금 서글프다

많이  서럽다

지금 나는

참을 수 없는 눈물을 연습 중이다

 

 

 

아침고요수목원 수선화꽃의 위로가

조금 쓸쓸하고 많이 외로운 나를 견디게 한다

그녀와 그의 은밀한 대화가

조금 서글프고 많이 서러운 나를 눈물나게 한다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은 외로움이고

나를 참을 수 없게 하는 것은 눈물이다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수선화에게   _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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