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하다 보면 가다 보면

클로버 세상 2024. 12. 24. 03:52

붓펜과 네잎클로버_나라면

 

제10화
하다 보면
가다 보면

 

 

언제부턴가

겨울이 미웠다

아니

겨울이 무서웠다

 

 

 

차디찬 겨울이란 녀석은

인정머리 없게

나의 손가락 안으로

쓰으윽!

쑤시고 들어와서는

극심한 통증과 

뼈저린 통풍을 

툭!

무심히 던지고 갔다

 

 

 

이때부터였다

손가락으로 펜을 쥘 수 없게 되고

허리 디스크로 걷기가 힘들어지고

발목의 욱신거림으로 밤잠을 설치게 된 것이

이때부터였다

 

 

 

언제부턴가

여름이 좋아졌다

아니

여름이 반가워졌다

 

 

 

뜨거운 여름이란 녀석은

고맙게도

나의 손가락 안으로

스르르!

살며시 들어와서는

극심한 통증과

뼈저린 통풍을

확!

단숨에 가져갔다

 

 

 

그때부터였다

나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셀프 마사지를

하다 보니

펜으로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게 되고

허리 근력 강화 스트레칭 동작을

하다 보니

걷기는 물론 조깅까지 가능케 되고

발목은 아직까지 꾸준한 스트레칭을 한다

그때부터였다

 

 

 

그렇게

하다 보면

손가락의 통증도

허리의 고통도

발목의 욱신거림도

눈 녹듯 녹아들 것이다

 

 

 

이렇게

가다 보면

그림의 실력도 조금씩 늘고

조깅의 거리도 차츰 길어나고

밤잠의 시간도 훨씬 늘어갈 거다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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