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세상에서 제일 좋아
양갈래 댕기머리 소녀가
등짝에 책가방을 메고
딸기 논에
냅다
앉았다
까만 비닐 옷 입은 딸기나무에는
도랑으로 뻗은 가지마다
아빠딸기 엄마딸기
오빠딸기 언니딸기
아기꽃이 피어 있다
빨갛게 잘 익은 딸기
큼직한 아빠딸기를
양갈래 댕기머리 소녀는
한참을 들여다본다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검지와 중지 사이로
딸기 꼭지를 잡고
거침없이 딴다
입술이 딸기향으로 물든다
다음은...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딸기
예쁜 엄마딸기를
양갈래 댕기머리 소녀는
검지와 중지 사이로
딸기 꼭지를 잡고
냉큼 잡아 딴다
입안 가득 딸기향이 번진다
아침의 이슬 먹고
쑥쑥 자라고 있는 딸기
잘생긴 오빠딸기
떼깔좋은 언니딸기를
양갈래 댕기머리 소녀는
바라본다
한참을 바라본다
눈 안 가득 행복이 넘친다
아침의 이슬 맞고
꽃잎 떨군 아기꽃
딸기잎 그늘에 가릴세라
햇살이 부서지는 따뜻한 곳으로
살짝궁
올려놓는다
5월이 되면
우리 논에서는
고운 딸기꽃이 피고
앙증맞은 딸기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탐스런 딸기가
빨갛게 익어갔다
첫 수확하는 날
아버지는
제일 크고
제일 예쁘고
제일 떼깔 좋고
제일 잘 생기고
제일 맛있게 익은
딸기를...
나의 입안에
넣어주셨다
오늘
나는
어제의 피로와
그제의 지친 심신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딸기 먹고 회복 중이다
딸기의 추억과
함께..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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