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것
그곳에 설렘과 그리움이 있다
마음이 설레어 밤잠을 설치는 사이 눈이 내렸다
일렬종대의 고양이 발자국이 골목 신우대숲으로 나있다
댓잎들이 반짝이는 흰 눈을 덮고 곤한 잠에 빠졌다
멀리 신작로에서 눈길을 걸어 마을을 향해 오는 사람.
걸을 때마다 사각사각 도시과자의 향기가 풍겨왔다
참새 한 무리 파드닥 신우대숲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댓잎들이 놀라 벌떡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막 모퉁이를 돌아 모습을 드러낸 사람 앞으로 흰 눈가루가 날렸다
대숲에서 고양이가 시뻘건 입술을 훔치며 나왔다
뛰어나가는 엄마의 버선발에서 고소한 냄새가 풀풀났다
신우대 울타리가 있는 남쪽 작은 마을 골목에는
길모퉁이를 돌아 설렘과 그리움이 소풍처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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