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나는 방관자처럼 나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내가 어디를 가든
내가 누구를 만나든
방관자처럼
나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산책길에 쌓인 낙엽잎을 싸리빗자루로 쓸고 무엇을 하든
엘그레코의 집이 있는 스페인 톨레도에 어디를 가든
옛 친구 누구를 만나든
방관자처럼
나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시어머님 병원 가는 날에
몸이 안 좋아서 못 간다고 거짓말을 하는 나를
방관자처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일요일 아침에
결혼기념일이라서 못 간다고 핑계 대는 나를
방관자처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방관자처럼
나를 보지 못하고
침묵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방관자처럼
나를 보고 싶다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