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삶이 속일지라도
12시간 핏물 뺀 우족
혹시라도 잘라낸 뼈에 뼈가루가 붙어 있을 까봐
구석구석 솔로 닦아내리
아버지께서 드실 우족이니까
6시간 우려낸 우족탕
혹시라도 뽀얀 국물에 지방이 남아 있을까 봐
구석구석 수저로 걷어내리
아버지께서 드실 탕국이니까
소분하여 통에 담은 우족탕
혹시라도 큰 통에 담아 두고 드시면 상할까 봐
옹기종기 작은 통에 담아내리
아버지께서 드실 식사니까
찌고 삶은 고구마와 밤
혹시라도 먹기 귀찮아하실까 봐
아기자기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밤 속만 파서 담아내리
엄마께서 드실 간식이니까
오늘도
나의 기쁨과 행복은
기쁘면서 슬프고
즐거우면서 우울하리니
나의 마음은
현재에 살지만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걱정은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고
나의 삶은 밝은 곳을 향해 물처럼 흘러가리라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