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5 3

"까마귀 구슬프게 우는 성탄절

제10화까마귀 구슬프게 우는 성탄절  '너는 마땅히 황금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아버님의 말씀 받들어평생 여색과 재물을 멀리하고정직함과 충성심으로전투에서 전승을 거두며왜구와 홍건적 침입으로부터나라를 지켜낸 고려 말 무민공 최영 장군   장대한 기골과영민한 기상과늠름한 풍채와뛰어난 용맹과탁월한 지모로문무를 겸비한비범한 인물이었으니어찌 매료되지 아니하리오   가을내 떨어져 수북이 쌓인 낙엽들그 위에 또 쌓인 하얀 눈눈 쌓인 낙엽길을그 숲길을 걸어간다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겨울숲온전한 고요함에 묻히고고요한 정막감에 스며든다우리는   비포장 숲길을 지나층층층 돌계단을 오르자니주차장 앞 비석이 생각났다'황금보기를 돌 같이 하라'황금을 돌 같이 보았으니오르는 길에 돌계단이 놓인 것 또한 마땅하리오   산 정상에 올라..

"연인과 친구 사이

제14화연인과 친구 사이   연인이었을까너와 나는서로 다름에 끌렸다   친구였을까너와 나는서로 같음에 끌렸다   너는 나를 0순위라 말하지순위가 없다고 해나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말하지그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   너와 함께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나와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이 있어보고 싶은 영화가 다르지 않고듣고 싶은 음악이 같지도 않다   너와 둘이 먹었던 햄버거는 서로 같지 않았고나와 둘이 샀던 선글라스는서로 다르지 않았다   너는 나의 연인이었고나는 너의 친구였고우리는 서로의 다름에 끌렸고서로의 같음에 끌렸으리라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나라면/18라면 2024.12.25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12)

제12화'아내'라는 존재  내버려 둔 것뿐이에요혼자 하시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바라볼 뿐이에요남이 안하거나 못하는 일을 멋대로 하실 수 있도록   괴로울 때는그분이 작품이 안되고 내부의 갈등이 심해져스무날 꼬박 술만 드십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그분이 숫돌에 몸을 가는 것 같은 소모 후다시 캔버스에 밤낮없이 몰두하지요   오늘은장욱진의 그림에 스며든 채로이순경 여사의 말을 새겨봅니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