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잔잔한 기쁨
식탁 위에서 울리는 딸의 휴대폰
이른 아침 누구지?
86세 노부의 이름 세 글자
"도라지하고 더덕 사다 놨다~"
일요일 시댁 다녀오는 길에 울리는 딸의 휴대폰
늦은 오후 누구지?
86세 노부의 이름 세 글자
"칼 갈아놨다~"
부싯돌에 칼 갈아 주시고
시장에서 도라지 사다 주시고
통마늘 껍질 까 갈아 냉동 보관했다 주시고
"마늘 갈아뇠다~ 언제 와서 가져가야~"
소파 위에서 울리는 아버지의 휴대폰
이른 아침 누구냐?
막내딸 목소리
"아버지~ 겨울 방한모자 사다 놨어~"
시장 다녀오는 길에 울리는 아버지의 휴대폰
늦은 오후 누구냐?
막내딸 목소리
"아버지~ 우족탕 끊여 놨어~"
가스불에 핏물 뺀 우족 하루종일 끊이고
쇼핑몰에서 방한 모자 주문하고
단감 사서 껍질 벗겨 냉장고에 넣었다 갖다 드리고
"아버지~ 우족탕이랑 방한모자 갖다 드릴게"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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