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누워서 바라본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보리 춤추는 논두렁에 벌러덩 누워
양팔 뒤로 접어 팔베개하고
하얀 뭉게구름 노니는 하늘을 쳐다본다
눈부심은
캔디 책받침 꺼내 해님 가리고
청보리로는 피리 만들어
삐~소리 나는 대로 마구 불어댄다
가끔은
삐리릭~ 구색 맞는 소리도 난다
누워서 바라본 하늘은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우주다
마치 무중력 행성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서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바라보는 하늘과 다르다
누워서 곧바로 바라보는 하늘은 나의 우주다
하늘에 무슨 모양의 구름이 떠 있는지
구름의 모양이 어떤 동물로 변해가는지
변한 동물들은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나는 한참을 누워서 바라본다
머리에 밀짚모자를 쓴 뽀글머리 엄마양이
기저귀 찬 아기 양 3마리와 소풍 왔나 봐
그런데
조심해야 해!
엄마양과 아기양을 노리는 늑대가 있어
순식간에 늑대가 달려들자
엄마양과 아기양 3마리는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어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졌어
나는
오늘도
누워서 바라본다
하늘을
나의 우주를
안녕하세요.
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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