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내편라면 10

"첫사랑 나의 마지막 사랑

제10화첫사랑 나의 마지막사랑 첫사랑에손만 잡았지 마지막 사랑에손을 잡았고둘이함께같은 밤도 보냈지 바람 불어 기분 좋은 10월의어느 가을날은행잎 쌓인 노란 길그 길을둘이손잡고 걸었고 햇살 눈부신 기분 좋은4월의어느 봄날벚꽃 휘날리던 꽃비 길그 길을둘이차타고 다녔어 그렇게처음으로가슴 설레던 순간첫사랑이 오고 그리고바로이거다 싶은 순간나의마지막 사랑이 되었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너 자니? 아니 넌?

제9화너 자니?아닌 넌?   어둑한 밤중에달빛 등대삼아산책을 나갔네   귀뚜라미 연주에풀벌레 노랫소리 흥삼아밤공기 리듬타네   귓가에 아기울음소리 들려사각대는 풀숲 헤쳐보니동그란 두 눈 길양이네    야옹아! 하고 부르니야옹~! 하고 다가오더니내 바지자락에 몸을 비비네   내가 한 걸음 걸으면야옹~! 한 번 울고야옹~! 장단을 맞추네   발길 멈추고 손을 내미니가르랑가르랑 승낙하고내 손에 얼굴을 묻네   자꾸 따라오던 길양이는내 바지자락에 털흔적만 남기고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내가 만약

제8화내가 만약   내가 만약 감기에 걸리면누룽지를 끓여줘기침을 너무 많이 했나봐목이 심하게 붓고 염증이 생겼대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고 쉰소리까지 나오네그대가 끓여준 누룽지 먹고약을 먹어야겠어    내가 만약 출근을 하면기사가 되어줘늦잠을 잤나봐아침조회가 있어서 늦으면 안된대발표자료도 다 준비하지 못했는데 버스까지 놓쳤네그대가 기사가 돼줘서늦지 않게 출근했어    내가 만약 전화를 하면바로 받아줘잘못됐나봐아래한글이 아니라 워드문서 메일이 왔대워드문서는 써본 적이 없는데 다운로드도 안되네전화로 설명해 줘서다운로드하였어   내가 만약 어두운 밤이 되면별이 되어줘무서웠나봐그 누구도 없는 캄캄한 밤이 됐대세상이 너무 조용하고 별 하나 없는 그런 밤이네빛나는 별이 돼줘서무섭지 않았어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오늘 뭘 하지?

제7화오늘 뭘 하지?  오늘 뭘 하지?그걸 모르겠어요?은퇴 전에는 5시 30분에 일어나 6시에 출근했었잖아요은퇴 후에는 7시에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 후 단지를 돌아봐요   아침 8시에는 뭘 먹지?빈 속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 대신싱싱한 양상추에 올리브발사믹소스 얹고사과와 당근 그리고 오이까지 곁들여 먹어봐요   오늘은 어디를 가지?시립도서관까지 자동차 운전하고 가는 대신노트북 어깨에 걸쳐 메고도보로 15분 거리 운동삼아 걸어봐요   점심은 뭘 먹지?기름기 많은 국물소스와 글루텐 면발 들어간 짬뽕 대신혈압을 내려주고 피를 맑게 해주는청국장의 텝타이드로 당신의 건강을 지켜봐요   저녁은 몇 시에 먹지?당신은 이미 알고 있어요?은퇴 전에는 늦은 퇴근으로 9시 30분 이후에 저녁을 먹었지만지금은 6시 전..

"당신 참 애썼다

제6화당신 참 애썼다  일천일백구십구년 입사이천이십사년 퇴사당신 사느라당신 살아내느라당신 여기까지 오느라당신 참 애썼다   지하철 푸시맨이 있던 1992년지하철이 지옥철이던 시절버스 타고 지하철 환승 또다시 버스 타고 출퇴근사수 선배조차 없던 신입사원 총무집보다 사무실에서 자는 날이 더 많았다고 말했지양복 주머니 안에는 늘 사직서가 숨죽이고 있었다고 했어   밀레니엄 2000년IMF 경제외환위기 영향으로 언제 해고될지 모르던 시절큰아이 응급 수술둘째 아이 출생 처자식 세명의 목숨이 나 한 명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지내일 회사 나오지 말라고 할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어   본사 영업팀장이던  2011년2007년 3월 이사 승진발령을 앞두고 2월에 응급 심근경색 시술 2011년 1월 관상동맥우회술 7일 병가 ..

"너의 향기 그윽하누나

제5화너의 향기 그윽하누나  초록 식물 난초들어온 지 3일째 되던 날 그윽하고 은은한 향기 뿜내고하얀 꽃 피누나  내 마음청초한 난꽃 닮고파화장하고 꽃단장하고그대 퇴근 기다리누나  초록 식물 난초들어온 지 7일째 되던 날진한 향기 진동하고노란 꽃 피누나  그대 마음승진의 기쁨 전하고파케이크사고 선물 들고나 마중 나가누나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당신이 함께 있어서

제4화당신이 함께 있어서   봄포천 백운계곡에 연분홍 진달래꽃서오릉 명릉 정가각 돌 사이에 보라 제비꽃행주 역사공원에 하얀 목련꽃당신이 함께 있어서 행복한 봄날입니다   여름대부도 28년 단골집 대부도손칼국수 김포 28년 단골집 한탄강매운탕일산 28년 단골집 고자리냉면당신이 함께 있어서 시원한 여름날입니다   가을풍광이 아름다운 황금빛 연꽃송이 사패산단풍이 화려한 황금빛 숲 내장산국화꽃이 더해진 황금빛 미륵대불 속리산당신이 함께 있어서 로맨틱한 가을날입니다   겨울정동진  앞바다에서 박인희의 '겨울바다'마장호수 카페에서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대관령 양떼목장에서 거미 '눈꽃'당신이 함께 있어서 따뜻한 겨울날입니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나의 사람아

제2화나의 사람아남편이 2022년 수술직후 쓰다   긴여름 강호에 병이깊어아산에서 재생귀한 꿈꾸던중문득 정신차려 창밖을보니한줌 비 가을을 재촉하는구나    느는건 통증이요 짜증만 더하고주는건 몸무게 식욕이니 세상에 낙이없다그래도 다시 못볼뻔한 와이프를위해빨리 강호를 뜨는것이 답이련가    무심한 의사들은 잡아두려 하지만아산을 뜨고픈마음 저 구름과 같구나이런병 저런통증으로 오늘은 가지만문병도 외출도 안되는 내일은 또 엇디하리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그대 품 안에 봄이 있다

제1화 그대 품 안에 봄이 있다 "손이 차네"그대가 내 손을 잡는다"손이 따뜻하네"내가 그대 손을 움켜쥔다 "이거 먹어봐"그대가 체리를 입에 넣어준다"저거 먹어봐".내가 갈비를 입에 넣어준다 "눈 감아봐"그대가 백만 송이 꽃을 안고 있다."눈 뜬다"내가 백만송이 꽃을 받는다 "태워다 줄까?"그대가 자동차 키를 찾는다"태워다 줄 거야?"내가 자동차 키를 찾아 준다 "사랑해 당신을"그대가 노래를 부른다"정말로 사랑해"내가 노래를 따라 부른다 "청소기 어디 있어?"그대가 청소기를 돌린다"물걸레 청소포 어디 있지""내가 걸레질을 한다 그대라는 남자를 만나그대라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그대라는 남자와 나의 아들과 딸이 생겼고그대라는 남자와 희로애락을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