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46

"인사성 좋고 착한 아이

제8화인사성 좋고착한 아이   이거면 충분해!   숨 가쁘게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아이 앞에서 멈추더니 문이 열렸어윗집 할아버지께서 타고 계셨어아이 눈이 웃었어아이가  안녕을 여쭸어아이 손이 열림버튼 눌렀어혹여나할아버지께서 내리실 때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해드렸어   인사성 좋지!착하지!   커다란 보자기를 든 할머니할머니와 횡단보도 앞에 나란히 섰어아이 눈과 할머니 눈이 마주쳤어아이 눈이 웃었어아이가 도와드릴까요라고 했어아이는 손으로 할머니를 잡아 드렸어횡단보도 건널 때빨간 신호등이 할머니 건너실 때까지 기다려줬어   이거면 충분해!인사성 좋지!착하지!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삶 _성장의 기쁨은 단순한 행복 그 이상이다

제10화오늘 밤까지 살라동시에 영원히 살라  어떻게 살 것인가?물음이 너무 어렵다대답을 찾기 어렵다반 평생 살아도 제자리 물음표다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 살아간다선하게 살아간다   마음속에서 찬바람이 분다오래전부터 내 안에 있던 바람이다나는 어디서 와서어디로 가는가검은 머리가 하나 둘 파뿌리가 되어가고 있다지금도 물음표다   이상적인 삶으로 향한다성장하는 삶이다행복한 삶이다변화하는 삶이다불안과 의심의 골짜기를 지나다툼이라는 큰 산기슭을 넘어나와 나의 관계를 알고나와 세상의 관계를 이해하고나와 주변이 교감한다   말없이 응시한다눈빛교감이다말없는 소통이다진정한 소통이다기쁨의 불꽃이 튀겨밝고 즐거운 기분이 주변에 선한 영양력을 선사한다성장하는 삶이다   왜 성장은 해야 하는가?기쁨과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몰입은 자..

나라면 2024.12.08

"꼬마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

제7화꼬마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   꼬마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이 나에게 왔어언제 왔지?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할 때 왔나봐내가 첫걸음을 뗄 때나의 꿈도 첫 싹을 틔웠어  나의 추억 여행 첫 번째는 NWR 1번 파란색 꼬마기관차 토마스야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하는 친구지   바람처럼  빠른 고든은NWR 4번 파란색 급행열차야여왕님을 태우거나 특별한 손님을 태우는 친구지   약속을 잘 지키는 퍼시는NWR 6번 초록색 우편열차야우편물 배달과 열차정리를 하는 친구지   재미있는 멋쟁이 제임스는NWR 5번 빨간색 객차야깐죽대는 성격에 깔끔한 친구지   마음씨 좋은 에드워드는NWR 2번 파란색 가장 오래된 기관차야경험이 많고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친구지   언제나 씩씩한 헨리는NWR 3번 초록색 힘센 화물열..

"보면 볼수록 은은한 향기에 취한다

제8화보면 볼수록 은은한 향기에 취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그곳으로 간다은방울 소리 들려오는 곳그곳으로 간다   한강공원 큰 나무아래그 그늘밑에서 고개를 뚝 떨구고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새하얀 은방울꽃    손으로 만지면 떨어질까봐눈으로만 보고 또 보고햇살에 더울까봐옷자락으로 막고 또 가린다   그 옷자락에서 향기가 난다은은한 향기다마치 싱그러운 사과향 같은데혹시은방울꽃의 선물은 아닐까   은방울꽃의 선물 향기는바람이 부는 곳바람을 타고바람이 닿는 곳바람이 머물다 가는 곳그곳그곳으로 간다   그곳에 가면네가 있고네가 있는 곳그곳에는너를 닮은 은방울꽃이피어난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은방울꽃    _나태주 누군가 혼자서 기다리다 돌아간 자리은방울꽃 숨어서 남몰래 지네밤이면 밤마다 달빛에 머..

나라면/딸라면 2024.12.06

"너 자니? 아니 넌?

제9화너 자니?아닌 넌?   어둑한 밤중에달빛 등대삼아산책을 나갔네   귀뚜라미 연주에풀벌레 노랫소리 흥삼아밤공기 리듬타네   귓가에 아기울음소리 들려사각대는 풀숲 헤쳐보니동그란 두 눈 길양이네    야옹아! 하고 부르니야옹~! 하고 다가오더니내 바지자락에 몸을 비비네   내가 한 걸음 걸으면야옹~! 한 번 울고야옹~! 장단을 맞추네   발길 멈추고 손을 내미니가르랑가르랑 승낙하고내 손에 얼굴을 묻네   자꾸 따라오던 길양이는내 바지자락에 털흔적만 남기고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내가 만약

제8화내가 만약   내가 만약 감기에 걸리면누룽지를 끓여줘기침을 너무 많이 했나봐목이 심하게 붓고 염증이 생겼대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고 쉰소리까지 나오네그대가 끓여준 누룽지 먹고약을 먹어야겠어    내가 만약 출근을 하면기사가 되어줘늦잠을 잤나봐아침조회가 있어서 늦으면 안된대발표자료도 다 준비하지 못했는데 버스까지 놓쳤네그대가 기사가 돼줘서늦지 않게 출근했어    내가 만약 전화를 하면바로 받아줘잘못됐나봐아래한글이 아니라 워드문서 메일이 왔대워드문서는 써본 적이 없는데 다운로드도 안되네전화로 설명해 줘서다운로드하였어   내가 만약 어두운 밤이 되면별이 되어줘무서웠나봐그 누구도 없는 캄캄한 밤이 됐대세상이 너무 조용하고 별 하나 없는 그런 밤이네빛나는 별이 돼줘서무섭지 않았어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오늘 뭘 하지?

제7화오늘 뭘 하지?  오늘 뭘 하지?그걸 모르겠어요?은퇴 전에는 5시 30분에 일어나 6시에 출근했었잖아요은퇴 후에는 7시에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 후 단지를 돌아봐요   아침 8시에는 뭘 먹지?빈 속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 대신싱싱한 양상추에 올리브발사믹소스 얹고사과와 당근 그리고 오이까지 곁들여 먹어봐요   오늘은 어디를 가지?시립도서관까지 자동차 운전하고 가는 대신노트북 어깨에 걸쳐 메고도보로 15분 거리 운동삼아 걸어봐요   점심은 뭘 먹지?기름기 많은 국물소스와 글루텐 면발 들어간 짬뽕 대신혈압을 내려주고 피를 맑게 해주는청국장의 텝타이드로 당신의 건강을 지켜봐요   저녁은 몇 시에 먹지?당신은 이미 알고 있어요?은퇴 전에는 늦은 퇴근으로 9시 30분 이후에 저녁을 먹었지만지금은 6시 전..

"꽃이 핀다

제6화꽃이 핀다   "아버지! 온 세상이 꽃대궐 같아~ 밖에 나갈까?"  "휠체어 타고 가야지 걸어서는 못가야~ 네가 올래?""내가 갈게"이날을 똑똑히 기억한다4월 7일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잊지못할 그 봄날을   "엄마! 밖에 꽃비가 내리는데 꽃구경 나갈까?"엄마의 흰머리 위로엄마의 가냘픈 손과 주름진 얼굴 위로눈부신 봄햇살이 입맞춤을 하자흰머리는 반짝반짝 빛이 나고가냘픈 손과 주름진 얼굴은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우이천 데크길에 쭉 늘어선 오래된 벚꽃나무들은엄마와 나에게 꽃잎지붕을 만들어 주었다천상의 천사가 내려오는 날이  있다면 오늘 같은 날이리라만개한 꽃잎은 작은 바람을 타고 이내 엄마의 머리 위로 날아들었다엄마의 무릎에 내려앉은 고운 꽃잎 7잎고운 꽃잎이 다칠세라 살며시 집어 손바닥으로 살짝 ..

친정라면 2024.12.05

"부부전선 이상 없다

제5화부부전선 이상 없다   뜨근뜨근 밥을 지어보자서리태밥이다새까만 서리태가 흰쌀과 찹쌀 보리쌀을 잡아먹었어    뽀글뽀글 찌개를 끓여보자굴순두부찌개다몽글한 순두부에 굴이 풍덩 들어가고 청양고추와 대파도 사이좋게 들어갔어   깔깔한 밑반찬을 만들어보자고추장꽈리고추멸치볶음이다볶은 꽈리고추에 볶은 멸치를 넣고 고추장양념을 끼얹어 참깨를 뿌렸어   생선구이를 구워보자영광굴비다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영광굴비를 넣자 뜨겁다고 아우성을 쳤어   나물을 무쳐보자냉이나물이다새파랗게 데친 냉이에 양념장을 넣고 조물조물 비볐어   나는 요리하고우리는 함께 식사하고당신은 설거지하고...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견딜 수 있는 외로움 / 참을 수 없는 눈물

제12화견딜 수 있는 외로움참을 수 없는 눈물  혼자 영화관에서 첩보영화를 보고혼자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고혼자 아트센터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고조금 쓸쓸하다많이 외롭다지금 나는외로움을 견디는 연습 중이다   혼자 눈오는 날 차가운 눈을 맞고혼자 비오는 날 젖은 빗길을 걷고혼자 강풍부는 날 버스를 기다리고조금 서글프다많이  서럽다지금 나는참을 수 없는 눈물을 연습 중이다   아침고요수목원 수선화꽃의 위로가조금 쓸쓸하고 많이 외로운 나를 견디게 한다그녀와 그의 은밀한 대화가조금 서글프고 많이 서러운 나를 눈물나게 한다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은 외로움이고나를 참을 수 없게 하는 것은 눈물이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수선화에게   _정호승울지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나라면/18라면 202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