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그림과의 만남(12) 제12화'아내'라는 존재 내버려 둔 것뿐이에요혼자 하시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바라볼 뿐이에요남이 안하거나 못하는 일을 멋대로 하실 수 있도록 괴로울 때는그분이 작품이 안되고 내부의 갈등이 심해져스무날 꼬박 술만 드십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그분이 숫돌에 몸을 가는 것 같은 소모 후다시 캔버스에 밤낮없이 몰두하지요 오늘은장욱진의 그림에 스며든 채로이순경 여사의 말을 새겨봅니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00:42:56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11) 제11화참새 잡이놀이 하얀 눈이 내린파란 기와집 마당 한 귀퉁이에쌀겨가 높다랗게 쌓였다그 앞에 키 작은 꼬마가 서 있고그 옆을 참새떼 여러 무리가 포진하고 앉아 있다꼬마는 생각했다도망가지 않는 참새라면내 친구가 될 수 있겠는데.. 꼬마의 아버지가 마당에 나오자쌀겨에 주둥이를 파묻고정신없이 먹이를 쪼던 참새들이일제히 날아오른다꼬마는 생각했다참새가 내 친구는 될 수 있어도아버지의 친구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버지의 참새 잡이놀이가 시작됐다조심스럽게 소쿠리를 비스듬히 세우고그 안에 쌀알을 한 줌 뿌려놓았다참새들은 쌀알의 유혹을 참지 못할 것이다나무 막대기를 걸치고 거기다가 줄을 묶고묶인 줄은 꼬마 손에 쥐어준다꼬마는 줄을 잡고툇마루를 지나안방 문지방을 넘어구들장 있는 안방으로 들어갔다안방 문을 빼꼼히.. Art라면 2024.12.24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10) 제10화아들아!어디 가고 싶니? 아들아!어디 가고 싶니? 아빠!기차 보러 가요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은아들을 위한 놀이동산이다그곳에 아들의 웃음소리가 있고아들의 수첩에 기차 역사가 기록되고아들의 스케치북에 국가유산기차가 그려진다 아들아!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대통령 전용 객차 타면대통령이 꿈이라 하고사령관 전용 객차 보고군인이 꿈이라 하고증기기관차를 타보고는기관사가 꿈이라 한다 아빠는신나서 뛰어다니는 아들을 본다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2.21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9) 제9화누워서 바라본다 학교에서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청보리 춤추는 논두렁에 벌러덩 누워양팔 뒤로 접어 팔베개하고하얀 뭉게구름 노니는 하늘을 쳐다본다 눈부심은캔디 책받침 꺼내 해님 가리고청보리로는 피리 만들어삐~소리 나는 대로 마구 불어댄다가끔은 삐리릭~ 구색 맞는 소리도 난다 누워서 바라본 하늘은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우주다마치 무중력 행성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서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바라보는 하늘과 다르다누워서 곧바로 바라보는 하늘은 나의 우주다 하늘에 무슨 모양의 구름이 떠 있는지구름의 모양이 어떤 동물로 변해가는지변한 동물들은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는지나는 한참을 누워서 바라본다 머리에 밀짚모자를 쓴 뽀글머리 엄마양이기저귀 찬 아기 양 3마리와 소풍 왔나 봐그런데조심해야 해!엄.. Art라면 2024.12.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7) 제7화두 사람 거기 누구 없소?나 여기 있소 바람이 차갑지 않소?나는 괜찮소 당신과 함께 있으니 이리 좋구려나도 당신 곁에 있으니 이리 좋구려 미안하고 고맙소나도 고맙소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2.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8) 제8화간절함이 하늘에 닿다 산이 좋다참좋다 나의 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산속에 머문 나무향기를 싣고코끝으로 들어온다 수능 백일기도 중인 이웃 언니 따라 북한산 삼천사에 왔다정적만이 흐르는 고요한 산속에계곡물소리가 경쾌하다입을 크게 벌리고 힘껏 공기를 마신다코를 크게 벌리고 또 한 번 힘껏 공기를 마신다두 눈을 살며시 감아본다넓고 큰 자연을 내 마음 안으로 옮겨 놓는다 자연이 참 좋다참 좋다 대웅전 불상 앞에 섰다처음이다절하는 법을 모르니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 한다 스님의 목탁소리가 대웅전을 울리고수능 기도문을 읽는 부모의 목소리만이 들리는 이곳에서나는 기도한다한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한다앉았다 일어섰다가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한다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고 또또 바라고...나.. Art라면 2024.12.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6)_나의 꿈속엔 나만의 동산이 있다 제6화나의 꿈속엔 나만의 동산이 있다 나의 꿈속엔 나만의 동산이 있다 대나무 숲이 있고참새가 있고칡넝쿨 그네가 있고 밤나무 대추나무 감나무가 있고무화과, 자두, 앵두나무가 있고 마루가 있고강아지와 송아지와 고양이가 있고 햇살이 비추고빨랫줄에는 하얀 수건이 걸려 있다 60살에는나는 나의 동산에 살며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2.1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5) 제5화두 사람 나는 동심 화가라 하오그대는 진진묘라 하오 나는 그림이 좋소그대는 책이 좋소 나는 까치를 그렸다오그대는 동양서림을 설립했다오 나는 덕소 아뜰리에 있소그대는 용인 고택이 있소 나는 밥보다 그림 그리는 게 더 좋소그대는 밥보다 글 쓰는 게 더 좋소 나는 나무 아래에 앉아 있소그대는 나와 마주 보고 앉아 있소 나는 74세에 그대 곁을 떠났소그대는 102세에 내 곁으로 떠나왔소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1.29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4) 제4화나와 까치 용인 고택 정자에 나 홀로 앉자니눈앞의 까치 한 마리날아 가누나 지난 설날 새벽까치 소리 가장 먼저 듣고운수대통 했었네 지난 설날 아침까치 소리 우렁차게 울고귀한 손님 오셨다네 지난 설날 점심까치 소리 요란하게 듣고허풍쟁이 다녀갔었네 지난 설날 저녁까치 소리 조용해지고녹색 알 낳았다네 오늘도용인 고택 정자에 앉아 있는 나견우직녀 오작교 놓으러 하늘로 날아가는 까치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1.20
"장욱진 그림과의 만남(3) 제3화나는 좋더라 단숨에 툭툭마음 가는 대로 그린 듯생생한 느낌먹 그림 형형한 눈빛에 움찔붓질로 뿜어내는 듯달마 느낌미륵불 얼굴 쪼그려 앉은 아이누구를 기다리는 듯편안한 모습불심 나는 좋더라장욱진 또 나는 좋더라가족 아이 나무 까치 안녕하세요.라면상회 클로버 세상입니다. Art라면 2024.11.18